“사고 난 지 오래됐으니 손해배상은 못 받는다”는 생각은 절반만 맞습니다.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권에는 두 개의 기간이 동시에 걸립니다.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그리고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부터 10년입니다(민법 제766조).
이 둘 중 먼저 도래하는 날에 시효가 완성됩니다. 사고를 늦게 알았다면 3년이 뒤로 밀리지만, 아무리 늦어도 행위일부터 10년을 넘길 수는 없습니다. 교통사고·의료사고·명예훼손 등 ‘가해자의 잘못으로 입은 손해’는 모두 이 구조를 따릅니다. 안 날과 사고일을 둘 다 적어 두고 더 이른 쪽을 보십시오. 둘 중 먼저 오는 날이 완성일입니다.
3년과 10년이 동시에 걸린다
민법 제766조는 두 가지 기간을 나란히 둡니다.
- 주관적 기산 (제1항):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와 ‘가해자’를 모두 안 날부터 3년. 둘 중 하나만 알아서는 진행하지 않습니다.
- 객관적 기산 (제2항):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 피해자가 사고를 몰랐더라도 이 기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에 사고가 났지만 후유증을 2023년에 처음 확인했다면, 3년은 2023년부터, 10년은 2020년부터 각각 진행합니다. 이 경우 3년 완성일(2026년)이 10년 완성일(2030년)보다 빠르므로, 실제 시효는 2026년에 완성됩니다.
‘안 날’은 정확히 언제인가
3년의 기산점인 ‘안 날’은 단순히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넘어, 손해의 발생, 가해행위의 위법성, 가해자를 현실적·구체적으로 인식한 때를 말합니다. 대법원 2010. 9. 9. 선고 2010다28031 판결 등은 손해의 정도나 액수까지 알 필요는 없지만,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현실적으로 인식한 때를 기준으로 봅니다.
후유장해처럼 손해가 나중에 드러나는 경우에는, 그 후유증이 판명된 때를 새로운 ‘안 날’로 보아 그 부분에 대해 다시 3년을 계산하기도 합니다. 사고 직후 예상하지 못한 손해가 뒤늦게 확정되면 기산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뺑소니처럼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주관적 3년은 시작되지 않습니다. 다만 행위일부터 10년의 객관적 기간은 계속 진행하므로, 가해자를 끝내 못 찾으면 10년으로 소멸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계산해보면
2023년 7월 11일에 사고 사실과 가해자를 모두 알게 되었다면, 주관적 3년 완성일은 2026년 7월 11일입니다. 여기에 사고(행위)가 2020년 1월 1일에 있었다면 객관적 10년 완성일은 2030년 1월 1일입니다. 두 날짜 중 이른 2026년 7월 11일에 시효가 완성됩니다.
소멸시효 계산기에서 채권 유형을 ‘불법행위’로 선택하고, 안 날과 행위일을 함께 넣으면 두 기간을 나란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건이 다르면 기간도 달라진다
불법행위 유형에 따라 특칙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 미성년자 성적 침해: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민법 제766조 제3항).
- 국가배상: 국가·지자체를 상대로 한 배상도 안 날 3년·행위일 5년(예산회계 관련) 등 별도 규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 생명·신체 침해: 2020년 개정으로 장기소멸시효가 완화된 부분이 있어, 사안별로 개정 조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처럼 ‘3년·10년’은 원칙일 뿐, 피해 유형에 따라 달라지므로 개별 확인이 필요합니다.
완성 전에 시효를 멈추는 법
손해배상 시효가 임박했다면, 합의를 기다리는 대신 시효를 중단시켜야 합니다. 재판상 청구(소송 제기)가 가장 확실하며, 조정·화해 신청도 중단 효과가 있습니다. 소송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면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내용증명을 먼저 보내 6개월의 유예를 확보하고, 그 안에 소송을 제기하면 됩니다(민법 제174조).
또한 가해자가 배상 책임을 인정하거나 일부라도 배상하면 이는 승인에 해당해 시효가 중단되고 다시 기산됩니다. 합의 과정에서 오간 문자·녹취·일부 지급 내역은 이런 승인의 증거가 되므로 잘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정확한 완성일은 소멸시효 계산기에서 안 날과 행위일을 넣어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출처
-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 국가법령정보센터 (확인 2026-07-04)
- 대법원 2010다28031 판결(안 날의 의미) · 대법원 (확인 2026-07-04)
- 손해배상 소멸시효 안내 ·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 (확인 2026-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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